국민안전처·안전보건공단·안문협 등 먼저 홍보 나서야

우리가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에 있지 않다는데 국민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22일 "이번 지진을 계기로 우리의 지진 대응 체계에 대해서 문제가 지적되거나,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뜯어 고친다는 각오로 새롭게 개편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요즘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급식을 받아 학교운동장 한쪽에서 쭈그리고 앉아 점심을 먹는 모습이 참으로 안쓰러워 보인다. 지진이 일어나 학교가 무너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밥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것이다. 지진에 대한 공포가 이리 큰 것인지 우리는 미처 알지 못했다.

지난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으로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며 더 큰 재난이 올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으며 그래서 여진 속의 경주는 어떤 재앙이 닥쳐올지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여 있는 것이다. 어찌 경주뿐이랴. 이번 지진과 연결된 울산단층, 양산단층은 지진 발생이 가능한 활동성 단층으로 각각 최대 규모 8.3, 7.6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이같은 내용의 정부 용역 보고서가 수년전에 작성된 바 있지만 조사 방법이나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추가 정밀조사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 자료를 발표해야 하나, 아니면 묻어두고 있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후폭풍이 대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태껏 큰 지진도 경험한 바 없으니 잘 믿으려 하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경주 지진으로 우리에게 올 것이 당연히 온 것이다.

혹여 규모 5.8 보다 더 큰 지진이 발생한다면 우리에겐 엄청난 재앙이 될 것이다. 건물의 70% 이상이 내진설계와는 무관하니 일순에 거대한 폐허로 변해버릴 대도시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기 짝이 없다.

기상청이 발표한 이번 경주 지진에 대한 중간 분석 결과를 보면 진원지가 양산단층대가 뻗어 있는 방향을 따라 남남서 방향으로 조금씩 남하하고 있어 앞으로도 규모 3에서 4 사이의 여진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본진보다 규모가 더 큰 여진이 나타날 가능성은 적지만 그래도 체감할 수 있는 여진이 길게는 수개월 동안 이어질 수 있으니 마음을 놓을 여유가 없다.

지진에서 안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지진 발생시의 대응행동요령을 알아보려는데 집중돼 있다. 물론 이것이 먼저다. 하지만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재앙에서 보다 안전하려면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최선이다. 지나친 공포도 금물.

주무부처인 국민안전처는 물론이고 지진에 대한 많은 정보와 자료를 갖고 있는 안전보건공단, 그리고 안문협 등이 나서서 국민안전의식 개선에서부터 안전문화의 정착에 이르기까지 알리고 익히는 홍보와 캠페인을 계속해서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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