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명절 안전불감증 증폭...추돌사고 평소보다 3배이상 발생

안전거리(safe distance, safety separation)는 어학사전에 안전하게 ‘운전하기 위하여 유지해야 하는 앞차와의 거리’라고 풀이돼 있다. 또한 같은 말로 ‘굽은 길이나 고개 따위에서, 맞은편에서 오는 차가 처음 발견되는 거리’를 이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군사용어로는 ‘핵폭발로부터 피할 수 있는 최소의 거리. 폭발 지점에서 안전 지점까지의 거리’를 일컫는다.

어찌하건 결국 안전거리의 개념은 안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거리를 말하는 것이다. 이 안전거리를 지키지 못하면 안전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결국 안전거리는 생명을 지키는 거리이니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할 것이다.

설 연휴를 보낼 때 가장 염려스러운 것이 교통사고다. 들뜬 마음에 주시태만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많은데 이럴 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안전거리다. 설 연휴에는 이 안전거리 미확보로 인한 사고가 많아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 교통환경 전문 연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설 연휴에 발생한 후미추돌 사고는 총 3500여건으로 전체사고 1만여 건의 30%가 넘는다.

후미추돌사고는 ‘안전거리 미확보’와 ‘주시태만’이 주요 원인인데. 특히 고속도로에서의 안전거리 미확보에 의한 사고는 설 연휴 기간에 평소보다 3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도로공사에서 제공한 폐쇄회로(CCTV) 영상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간에는 3명 중 1명, 야간에는 50% 정도만 안전거리를 준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자 400명을 대상으로 차간거리 유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더니, 3명 중 2명은 ‘운전자의 감’ 또는 ‘일정한 기준 없음’으로 응답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안전거리에 대해서는 거의 무심하다는 것으로 판단된다.

설 연휴 기간에는 마음이 급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조급한 마음에 차간 거리를 바짝 붙여서 가는 운전자가 많다. 별다를 이유도 없이 이래서 사고가 나는 것이다.

즐거운 설을 교통사고로 망쳐서야 되겠는가.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차려야 산다’는 말이 있다. 안전에 대한 각성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평소엔 건성 들어 넘기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호랑이에 물려 갈 일도 없을뿐더러 그것이 다른 재난을 의미한다 해도 우리들의 속성은 예방을 늘 뒤로 미루곤 하기 때문이다.

설 연휴 나들이는 즐거운 일이요, 호랑이에 물려가듯 위험한 상황도 아니다. 그래서 안전에서 한발 뒤처지게 마련이다. 안전불감증의 안개 속으로 빠져드는 것을 본인은 모르고 있는 것이다.

안 그래도 지금까지 국가와 사회 그리고 정치와 경제분야에서도 계속 안전을 외쳐왔지만 제대로 효과를 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우리는 안전해야 한다. 안전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안전캠페인에 동반해야 한다. 지금이 위기다. 눈앞의 위험을 바라보라. 두렵지 않은가. 항시 안전거리를 확보하라. 설 연휴, 당국의적극적인 안전홍보가 절실한 이유가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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