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기다. 봄이 열리는 것은 좋지만 봄과 더불어 위험이 따라온다. 건설현장이 언제나 문제가 된다. 해마다 안전점검에 열을 올리지만 그 효과가 문제다. 말로 하는 안전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현장 안전점검은 실효성이 있는가. 그렇지 못하기에 말이 많은 것이다. 차라리 말이 많은 것은 괜찮다 하더라도 으레 사고가 발생하니 그것이 큰일이다.

해빙기 안전감독은 건설현장 자체점검으로 작성한 서류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점검인력이 부족해 건설업계에 점검업무를 맡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정부는 ‘산재 사망자수 절반 감축’을 목표로 내걸고 안전점검에 특히 신경 쓰고 있는 모양새를 보이지만 여전히 서류를 통한 안전감독이 주를 이루는 양상이다.

정부가 서류 위주의 안전점검에 비중을 높이고 있는 탓에 건설현장 안전관리자들은 서류작업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있기도 하다.

안전보건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3∼2017년)간 해빙기 건설현장 사고와 재해는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 92명이던 해빙기 건설현장 사망자수는 2016년 131명으로 올랐다가 지난해 112명으로 조금 줄었다. 사고재해자 또한 2013년 4758명이던 것이 지난해 5575명으로 늘었다.

안전점검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수치로 말해 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제출 서류로 안전점검을 시작하는 것은 위법사항이나 찾아내자는 것”에 다름 아니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외부전문가들의 눈으로 각 건설현장 주요 공정의 안전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정상이 아니겠느냐는 판단이다.

해빙기가 되면 여전히 ‘주의’ 나팔을 불게 마련이다. 그러나 별다른 진전이 없다. 거의가 형식적이고 말로 하는 안전 강조에 불과하다. 통계에서 보듯 사고와 재해는 ‘절반 감소’는 커녕 오히려 늘어나기만 한다.

홍보와 계도도 절실한 상황이다. 점검을 했으면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개선을 해야 하는지 알리고 계도를 해야 하는 것이다.

시공사부터 근로자까지 확실한 안전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그 첫째인데 이런 안전홍보와 캠페인에 무심한 것도 재해 감소의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해빙기 사고뿐 아니라 올해엔 그 어떤 특단의 대책을 쓰더라도 건설현장 재해는 스톱을 시켜야 마땅할 것이다.

아직도 여전히 산업재해의 중심에서 악명을 떨치고 있는 부실 건설사들은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안전을 피부로 느낄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무색해지지 않도록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마땅하다.

또 어제의 구태를 계속 보여 주고 말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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