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이용시설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비상구 상시 점검해야

또 불이다. 그것도 대형참사다. 안전을 무시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무슨 참사가 곧바로 찾아드는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이번 군산 유흥주점 화재다.

지난 17일 밤 군산시 장미동 한 유흥주점에서 불이 나 안에 있던 다수의 인원 중 3명이 숨지고 30명이 화상 및 연기흡입 등으로 중경상을 입었다. 중상자 중에는 위독한 환자가 많아 사망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화재는 방화에 의한 것이었다. 입구 쪽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는 것인데 안에 있던 사람들이 미처 대피를 하지 못해 최악의 결과를 빚었다. 하나뿐인 비상구는 제 구실을 못했고 스프링클러도 없어 아비규환 속에서 죽고 다치는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군산 주점 방화와 관련, 위기관리센터를 가동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군산 화재를 지켜보면서 지난번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와 밀양 세종병원 참사를 떠올리게 된다. 화재의 안전사각지대였다.

이번 군산도 그러하다. 규정된 면적에 못미친다 해서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은 곳이었다. 그러나 다중이용업소란 점을 감안하면 스프링클러는 필수장비가 아니겠는가.

돌이켜 보면 이런 동종의 화재는 다 이런 참사를 부를만한 조건이 갖춰져 있었던 것이다. 건물을 다중이용시설로 전환할 때부터 화재에 무방비였고 만약에 불이 날 경우에 대해서도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 안전무방비지대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올 것이 온 것이다.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에도 버스터미널, 요양원, 관광지 펜션 등 다중이 이용하는 건물에서 일어난 화재로 대규모 인명피해를 빚는 일들이 몇달 간격으로 벌어졌다. 그때마다 실태조사를 벌여 대책을 내놓는다고 했지만 전국에 수없이 널려 있는 안전사각지대를 제거하기엔 역부족인 것일까. 그렇다고 내버려둘 일은 더더욱 아니다. 이러다 더 큰일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 더 이번 군산화재사고를 반면교사로 우리는 안전에 대한 의식재무장을 다짐해야 한다. 아직도 화재에 취약한 곳이 전국적으로 상당수에 이를 것이다. 안전에 대한 의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을 때 지어진 건물들이 많고 이를 다중이용시설로 개조하면서도 안전에 신경을 쓰지 않는 곳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물론 당국의 철저한 점검조치가 뒤따르겠지만 이로써 재난을 완전히 예방한다는 보장은 없다. 최선의 방법은 국민 모두가 안전불감증을 떨쳐내고 언제라도 닥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것이다.

안전사각 연발화재의 동종사고가 또 언제 발생할지 우려된다. 위험의 징조가 연속해서 드러나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이에 합당한 대처를 해야 한다. 이러다 큰일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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