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형 기아자동차 안전보건지원팀장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도래하며 초연결성, 초지능화의 특성을 갖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인간과 인간, 사물과 사물, 인간과 사물이 상호 연결되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으로 보다 지능화된 사회로 변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고용전망

세계경제포럼은 2016년 1월 4차 산업혁명을 화두로 던지면서 이로 인한 일자리 영향을 분석한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를 발표했다.

향후 5년간 세계 고용의 65%를 차지하는 선진국 및 신흥시장 15개국에서 일자리 710만개가 사라지고 4차 산업혁명으로 21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돼 결국 500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직군은 사무관리직으로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 기술을 갖춘 자동화 프로그램과 기계가 일자리를 대체해 앞으로 5년간 475만9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로봇과 3D프린팅의 위협을 받는 제조·광물업분야 일자리도 160만9000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전문지식이 필요한 경영·금융 서비스(49만2000개), 컴퓨터·수학(40만5000개), 건축·공학(33만9000개) 등의 직군에선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더군다나 빈부의 격차는 더 커질 것이며 양극화가 사회문제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

우리 정부의 대응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총체적 변화과정을 국가적인 방향전환의 계기로 삼아 경제성장과 사회문제 해결을 함께 추구하는 포용적 성장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며 국민들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하고 그 구성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기 위해 2017년 8월 22일 ‘4차 산업혁명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대통령령으로 제정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또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종합적인 국가전략에 대해 각 부처별 실행계획과 주요 정책 등을 심의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출범했다. 위원회는 민간위원 18명과 정부위원 6명으로 구성됐다.

또 최근 위원회는 그동안의 성과를 종합해 4차 산업혁명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했다.

52시간제 관련 이슈가 언론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균형잡힌 청사진을 정부에 권고했다는 평가다.

권고안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3개 분야 13건이다.

우선 사회혁신분야를 보면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배가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를 명확히 한다면 정부가 할 일은 뚜렷해진다.

무엇보다 혁신을 이끄는 ‘인재’들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노동, 교육, 사회보장 제도의 개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정부는 ‘민간 주도, 정부 조력’의 대원칙 하에 혁신적 인재들이 활약할 산업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변화의 이행속도는 산업에 따라 다를 수 있기에 각 산업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대응이 요구된다.

특히 지능화 혁신으로 인한 파급효과가 큰 ‘바이오헬스’, ‘제조’, ‘도시’, ‘금융’, ‘모빌리티·물류’ 산업과 식량안보 및 미래전략 산업으로서 가능성이 높은 ‘농수산식품’ 산업을 중심으로 권고방향을 제시한다.

사회혁신과 산업혁신이 촉진되기 위해서는 혁신의 기반이 되는 ‘기술-데이터-스타트업 생태계’라는 3박자가 잘 어우러져야 한다.

특히 기술 측면에서는 인공지능, 사이버보안, 블록체인 등에 신경써야 한다.

안전보건 분야 대응방향

# 정부기관

독일의 사례에서 얻은 통찰로 고용노동부 또는 안전보건공단에 제언드리고 싶다.

독일에서는 4차 산업혁명 관련해 2010년부터 Industry 4.0을 정부 주도로 시작했다.

이는 전통적으로 강했던 제조업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어 IT기술을 활용해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하지만 정작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팔아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참여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따라서 정부는 2013년부터 민간이 주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하고 Platform Industry 4.0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고 민간주도의 다양한 사례적용 및 Testbed 개발을 지원하게 됐다.

정부는 표준 플랫폼, 법률 제·개정, 각종 표준개발, 보안 체계 확보 등 인프라 개발을 위해 민간협의체와 함께 구심점의 역할을 했으며 다양한 지원을 통해 각 개별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은 전적으로 민간 주도로 이뤄지게 했다.

이를 통해 독일은 다시 제조업의 경쟁력을 되찾고 제조강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Smart Factory 분야에서도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거나 더욱 앞서가고 있다.

안전보건부문만 떼어서 볼 때 우리 정부의 유관기관은 어떠한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관리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는 플랫폼 노동자나 협동로봇과 함께 일하는 노동자 등을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박수를 받을만 하다.

하지만 그것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편협한 시각인 듯 싶다.

지금은 정부나 기업 모두에서 타부문 대비 인재풀의 수준이 떨어지고 관리 수준도 낮은 점을 인정하고 노동자에 대한 대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실무자를 위한 지원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과거 50년간 IT시대의 이점도 제대로 못살려 관련법의 요구사항에 대해 서류작업에 허덕이고 효율적인 관련법 이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실무자를 위해 시대의 흐름에 맞는 지원을 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은 ‘안전보건’의 제도와 ‘4차 산업혁명’의 기술융합이 적극적으로 필요한 시기다.

기업 자체로는 시도 자체도 쉽지 않다.

유관기관에서는 교육, 점검, 검사, 평가, 측정, 재해예방, 기록유지, 감독 등 관련법 전 분야에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이 잘 녹아들 수 있도록 우선 제도를 선행적으로 개선하고 4차 산업혁명의 기술 관련 표준 플랫폼 등을 개발해 기업에 제공하고 인적·물적 지원도 넓혀야 한다.

물론 일부 기업에서 선도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좋은 사례들을 적극적으로 알려 나가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우리 안전보건분야는 기로에 서있다.

먼저 준비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안전강국이 될지 아니면 노동자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기업에 실무자들은 강화된 법규로 인해 산더미처럼 늘어난 서류뭉치들 속에서 난감해 하는 지금의 모습이 계속될지 말이다.

# 학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 새로운 정보통신기술 등 산업안전분야에 활용하면 업무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고 RISK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기술들은 OECD 하위권의 우리 안전수준을 끌어올리고 ‘사후 대응’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산업현장의 안전관리 패러다임을 ‘사전예방체계’로 바꿀 힘이 있다.

그러나 안전보건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은 어떠한가?

우수한 대학에 학부는 존재하지도 않고 대학의 커리큘럼도 옛날의 전통적인 콘텐츠가 주류를 이루며 교육방법도 이전과 동일한 방식이 대부분이다.

사회생태계는 안전 관련된 새로운 센서류 개발, 안전시스템과 제품 개발, 각 분야의 안전시스템을 최신기술을 접목한 신규시스템 구축, 더 나아가 분야별 플랫폼 구축으로 안전사고를 최소화하고 안전 사각지대의 최소화에 관심이 큰데 대학에서는 접목할 엄두도 못내는 것 같다.

이제는 안전·보건 관련 대학도 획기적으로 변화가 요구된다.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삶의 질 향상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안전보건인프라의 고도화 요구가 증가될 것이고 디지털 사회에서는 다양한 요구가 분출하므로 전략적인 안전보건전문가의 양성도 필요하다.

또 4차 산업혁명과 사회생태계의 메가트렌드에 따른 산업안전보건여건 변화에 대응할 성장모멘텀을 확보해 안전산업도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다.

미국과 독일의 대학들처럼 산학협력을 극대화해 미래의 인재를 육성한다든가 스탠퍼드 대학처럼 졸업생과 재학생의 경계없이 직장 경험과 학술 연구가 유기적으로 교류될 수 있고 직장 경험 후 필요 시 재학습 기회를 부여한다든가 전공별 학점 이수를 평가하는 기존 방식을 지양하고 학생 개개인이 습득한 기술 및 능력의 조합을 평가하는 제도를 도입한다면 더욱 창의적인 인재양성도 가능해 보인다.

현재 미국 대학들은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연결하는 통섭(Consilience)과 전공간 융합(Inter-disciplinary)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과 인간에 대한 이해 등을 증진하는 ‘소프트 스킬’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더 나아가 로봇, AI기술과 경쟁해야 하는 미래세대에게 첨단기술 이해와 동시에 인간 고유의 경쟁력을 배가하는 교육 커리큘럼을 안전 및 보건학과가 개설된 대학에 접목하는 것이 필요하다.

# 안전보건인의 대응방향

3차 산업혁명(1970~2015년)의 시기에도 우리 안전보건분야는 IT 적용에 있어 후발 주자였고 지금도 여전히 후발 주자다.

하지만 모든 사회 및 산업 전반이 변혁기를 맞은 지금 우리는 다시 새로운 출발선상에 서 있다.

강화되는 법규와 사회 및 내부구성원의 요구를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언제까지 대응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스스로에게 자문해야 하는 시기다.

때로는 강화되는 그 많은 법규의 흐름을 이해하기도 어렵고 때로는 그 많은 요구에 대해 서류를 만들면서 도저히 못하겠다고 한숨을 쉬며 이러려고 안전보건관리자가 된 것이 아닌데 푸념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여기저기 중대산업사고와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투자를 늘리고 인재를 충원하는 일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이제는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을 활용해 안전보건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시기다.

그것은 거창하지 않다.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업무가 있다고 하면 표준화를 시키고 반복적으로 하는 업무중 정성·정량적 데이터들은 능동적으로 DB화를 고민해야 한다.

또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동향과 타사의 안전보건분야 신기술 적용사례 등에 관심을 갖고 적극 도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많은 기업실무자 및 외부전문가들간 업무협조와 자료공유에 보다 능동적이어야 하며 자기계발을 경주해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을 활용해 일하는 방식부터 안전보건 전반의 패러다임이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은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 내고 우리는 그것을 미래라고 한다.

우리는 이러한 기술과 시대적 흐름에 잘 올라타 ‘사람은 더 즐겁고, 사물은 더 편리하며, 자연은 더 쾌적하게’ 현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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