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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최준환]행동기반 안전관리

기사승인 2020.01.14  11: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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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준환 듀폰코리아(주) 이사(아시아태평양지역 안전부문)·전기안전기술사·산업안전지도사

 

듀폰에서 개발된 STOP®제도가 대표적
주변 작업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안전한 행동은 칭찬해 계속 이어지도록 하고
불안전한 행동은 대화를 통해
작업자 스스로 즉시 시정할 수 있도록
행동변화를 유도하는 안전교육 관찰프로그램

최근의 일이다. 평일 퇴근길, 직원과 함께 저녁모임 장소로 가는 길이었다.

부곡사거리 직진차로에는 여느때와 같이 신호를 기다리는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때 일행으로 보이는 차량 두대가 제법 뒤쪽에서부터 텅 비어 있는 좌회전 차로의 교차로 정지선까지 쑥 들어오더니 신호가 바뀌자 그냥 직진하면서 우측방향지시등을 깜빡거렸다.

좌회전차로의 차량까지 직진을 하게 되면 교차로 건너편 차로에서는 직진차로의 차들과 흐름이 엉키거나 심하면 큰 사고를 부르게 된다.

방어운전 차원에서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터라 ‘괘씸죄’까지 더해져 끼어 드는걸 거부한다는 뜻으로 “빵~ 빵빵” 경적을 울렸다.

옆자리에 있던 직원이 웃으면서 거들었다.

“왜 빵빵거리는지 알기나 할까요?”

“직진금지표시가 없는 좌회전차로에서도 직진은 할 수 있지만 직진차로 차량을 방해하거나 사고위험을 유발해서는 안된다는 걸 모른다면 되려 양보운전을 하지 않는다고 불평할 수도 있겠어요.”

순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할 수 없는 이 상황에서는 스스로 이해하기를 바랄 수밖에….

회사 작업장에서 직무를 수행 중인 직원의 작업방법이 평상시와 다르고  수행하는 자세마저 부자연스럽게 보인다면 또는 당연히 착용해야 하는 보호장구 중 일부를 하지 않고 있다면 가까운 곳에서 이런 현장을 본 사람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건 그 조직의 안전문화 수준에 따라 대응이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무관심하게 그냥 지나치거나 뭔가 해보고는 싶지만 남의 일에 나서기가 부담돼서 고민하다가 못본척 지나치거나….

그러나 상대방이 놀라지 않게 조심스럽게 잠시 작업을 중단시켜 놓고서 그 사유를 묻는다면 통상적인 절차에서 벗어난 뭔가 타당한 이유가 있어서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고 있었다거나 또는 그런 상황이었음을 자신도 모르는 의도하지 않은 경우로 구별될 것이다.

설령 임시작업절차서, 보호구 착용 일시면제허가와 같이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 해도 지적을 받은 당사자는 그런 상황에 대한 주변의 관심을 고맙게 생각할 것이고 자신도 모르는 채 그렇게 불안전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면 그런 상황을 시정시켜준 주변의 관심에 더더욱 고마워할 것 아니겠는가.

조직의 안전문화를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서 ‘행동기반 안전관리(Behavior Based Safety)’라는 말이 한때 유행했었다.

‘행동기반 안전관리’를 인터넷기반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Wikipedia)’에서는 “경영진과 직원이 함께,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관심과 행동을 지속적으로 자기 자신은 물론 함께 있는 다른 사람들의 일상적인 안전행동에 초점을 맞추는 안전 파트너십을 만드는 프로세스로 설명하고 있다.

이런 ‘행동기반 안전관리’를 말할 때 많은 사람들이 ‘STOP®(Safety Training Observation Program)’을 대표적인 예로 드는데 듀폰에서 안전관리를 위해 개발된 이 제도는 앞에서 이야기한 사례와 같이 주변 작업자의 행동을 관찰하고서 안전한 행동은 칭찬과 격려를 통해 안전한 행동이 계속 이어지도록 하고 불안전한 행동은 대화를 통해 작업자 스스로 즉시 시정할 수 있도록 행동변화를 유도하는 ‘안전교육 관찰프로그램’으로 조직의 안전문화를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수준으로 높이고 싶어 하는 회사에서 우선적으로 도입을 고려한다고 한다.

듀폰 울산공장도 1990년대 초반 공장을 건설하고 관리체계를 다듬어갈 때 안전부문에서도 개개인의 참여를 장려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행했었는데 그 중에서도 STOP®은 공을 많이 들인 핵심프로그램중 하나였다.

이 제도를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교대근무 직원부터 공장장까지 전직원을 대상으로 STOP® 실행에 필요한 교육을 체계적·반복적으로 실시함은 물론 ‘최다 관찰자’, ‘최우수 관찰자’, 그리고 ‘최다 관찰팀’ 등 다양한 명목으로 참여해 준 직원들을 격려했었다.

또 제출된 관찰카드는 목격된 불안전한 행동 또는 상태를 분석해 유형별로 집계하고 중·단기적 경향까지 파악함으로써 안전교육자료로 활용함은 물론 안전교육의 방향성을 실증적으로 정할 수 있었다.

조직문화 관점에서도 직원들간에서 대화를 통한 행동변화가 지속적으로 누적되면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원들의 생각과 태도가 개방적이고 수평적으로 바뀌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불안전한 행동에서 안전한 행동으로의 전환은 목격자의 관심과 질문에서 시작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질문을 받는 상대방이 ‘지적’을 받는다는 부정적인 느낌을 갖지 않도록 친밀감을 담아 예의를 갖추도록 하는 교육이 중요하다.

STOP®을 도입했다가 흐지부지된 몇 회사의 사례를 보면 이구동성으로 문화적 요소로서 이 부분이 가장 넘기 힘든 벽이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듀폰 울산공장에서 STOP®을 도입하면서 직원 모두가 서로에게 약속했던 ‘울산서약(▲나는 어떠한 불안전한 행동도 하지 않겠다 ▲불안전한 행동을 보면 도와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정중하게 시정시키겠다 ▲무의식적으로 내가 불안전한 행동을 했을 때는 고마운 마음으로 기꺼이 시정요구를 받아들이겠다)’은 지금 되돌아 봐도 마음에 와닿는다.

안전신문 webmaster@safetynews.co.kr

<저작권자 © 안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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