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시공사 무리한 공사 기간 단축 시도 확인” 밝혀

노동자 38명 목숨을 잃은 경기 이천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참사 발생 한 달째인 29일 유가족들이 물류창고 화재 현장을 찾아 시공사와 하청업체 등을 상대로 사과를 요구했다.

38명이 숨진 경기 이천 물류창고 공사 현장 화재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원청과 시공사가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여러 공정을 동시에 진행한 정황을 포착해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1일 밝혔다.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발주처(한익스프레스)와 원청 시공사(건우)가 공사 기간을 줄이려고 시도했다고 판단할 근거들을 확보했다"며 "수사 진행 사항으로 보면 놀랄 정도로 총체적인 안전관리 부실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계도에 없는 부분을 임의로 시공하거나 용접과 배관공사를 병행한 부분 등도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배 청장은 "용접 공정에서 불꽃이 나오기 때문에 해당 작업을 할 때는 단일 공사만 해야 하고 위험한 공사를 하는 데 대한 계획서를 세우고 화재 안전관리원을 배치해야 한다"며 "전반적인 공사 관행일 수도 있으나 평상시의 공사 관행도 사고 당일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관련자 80여 명 이상을 140여 차례 조사해 17명을 형사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업무상 과실치사상·건축법 위반·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이다.

배 청장은 "개인 형사 처벌 뿐 아니라 제도적으로 공사 단계마다 안전 관리 수칙을 어기거나 이익을 내기 위해 공기를 무리하게 단축하게 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다 보니 인원도 많이 투입됐고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며 "입건한 피의자들은 각각의 책임 정도에 따라 구속 영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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